청춘-전통시장 접점 ‘영프라쟈’
서울 구로시장의 ‘영프라쟈.’ 이곳에선 20, 30대 청년 상인들이 각자 특색 있는 상점을 운영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하지만 최현호 구로시장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단장(31)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는 “초창기에 비하면 찾아오는 분들이 꽤 많이 늘었지만 아직 인근 주민 중에도 이곳을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청년상인들이 자생력을 갖추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영프라쟈는 구로구,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언젠가 영프라쟈가 이런 지원 없이 번성해 나가는 것이 최 단장의 소망이다.
구로시장은 구로공단이 번성했던 1970, 80년대에 함께 호황을 누렸다. 이후 인근에 백화점이 생기고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쇠퇴기를 맞았다. 바로 옆에 생긴 남구로시장에 손님을 빼앗기기도 했다. 영프라쟈는 이런 구로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시장 뒤편 창고로 쓰이던 건물에 독특한 상점들이 들어서면서 젊은 손님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것.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에는 다른 지역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늘었다.
최 단장은 영프라쟈가 지역 청춘들과 전통시장의 접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열리는 구로구 축제 ‘점프 구로’에 영프라쟈 상인들이 총출동해서 점포를 알리기로 한 것도 그런 바람 때문이다. 그는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늘 친구들과 홍익대 앞 등 소위 ‘뜨는 동네’를 찾아다녔지 우리 동네에서 놀았던 기억이 없다”며 “영프라쟈가 구로 지역 청년들이 놀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