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에서 세 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어제 질병관리본부는 거제에서 정어리와 오징어를 익혀 먹은 뒤 설사 증세가 나타난 60대 남성이 콜레라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거제에서는 콜레라 증상인 설사 환자가 최근 일주일새 100여 명 신고돼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지난달 23일 거제를 다녀온 광주의 50대 남성이 15년 만의 국내 첫 콜레라 환자로 확진판정을 받고 이틀 뒤 거제의 70대 여성이 두 번째 환자로 나왔다. 25일 정부는 대책반 편성 등 확산 차단에 나섰다고 했으나 또 구멍이 뚫린 것이다.
세 환자는 모두 거제에서 수산물을 섭취해 거제 연안의 해수 오염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해는 특히 폭염 때문에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 콜레라균이 더 증식했을 수 있다. 관계당국이 장기 폭염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감염병에 대비했어야 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1세기 대한민국에 콜레라가 웬 말이냐”고 방역당국을 질타했듯이 ‘후진국병’으로 알려진 콜레라가 다시 등장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어제 질본은 의심환자를 늑장 신고한 거제의 의료기관을 처음 경찰에 고발했다. 일선 의료기관의 부실 대응도 문제지만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 “(콜레라) 원인으로 지목되는 해산물이 너무 다양하고 지역도 광범위해서 콜레라 발생을 막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은 무책임하게 들린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발생으로 곤욕을 치른 뒤 질본 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감염병에 대한 즉각 대응체계를 구축한다며 신설한 ‘긴급상황센터’는 뭘 하고 있는지 대체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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