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이혼이 늘면서 전 남편이나 아내의 국민연금을 나눠 갖겠다는 신청자가 매년 늘고 있다. 2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배우자의 연금을 나눠 받는 ‘분할연금’ 수급자가 2010년 4632명에서 현재 1만6821명(5월 기준)으로 약 6년 만에 3.6배로 늘었다. 분할연금 수급자 중 여성이 1만4881명으로 88.5%나 됐다.
분할연금은 1999년 국민연금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다. 부부가 이혼할 때 가사 노동을 하느라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한 배우자도 혼인 기간 중 경제적으로 기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소득을 보장해주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전업 주부가 이혼했더라도 배우자가 국민연금 수급자라면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있다.
매년 분할연금 수급자가 증가하는 것은 수십 년 동안 함께 살다가 갈라서는 노부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는 감소했지만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은 1만4000건으로 10년 전(4800건)보다 2.2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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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연금 수급권을 취득한 뒤에는 재혼하거나 이혼한 배우자가 숨진 뒤에도 계속 분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분할연금 수급권을 갖기 전에 배우자가 사망했다면 연금을 받을 수 없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