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아일보와 채널A가 서울 강남대로 aT센터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농업박람회 ‘2016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에는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농업 벤처’를 창업한 청년 사업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대도시 엔지니어였던 20대 농부 권준혁 씨는 데스크톱 PC 한 대로 경남 합천에서 축구장 두 개 크기의 파프리카 농장을 운영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막식 축사에서 “농업에 첨단 기술과 관광 등 문화역량을 더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한 그대로다.
공무원시험에 매달리거나 대기업 인턴으로 ‘열정 페이’를 받던 청년들이 어린시절부터 익숙했던 ICT를 무기삼아 농업에서 새롭게 일과 길을 찾는 건 반가운 현상이다.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청년농부들은 하나같이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청년들의 끼와 꿈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곳이 농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업 관련 창업자 중 30대 이하 비중이 16.7%(이 중 귀농인이 45.9%)로 2014년 9.3%의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서울대의 지난해 농업벤처 스마트팜 분석 결과에서도 농업에 ICT를 접목한 이들은 젊고 영농 경력이 짧아도 생산성은 일반 농가에 비해 29.4% 높고 총수입도 46.8%나 많았다. 전시장을 찾은 청년농부들은 “도시에서 아등바등 살기보다는 농촌에서 여유롭게 살면서 일한 만큼 결실을 얻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