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첫째아이를 낳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점차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들이 자의반타의반 출산 시기를 미루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저출산 현상이 더 심화된다는 지적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결혼 후 2년 안에 첫째아이를 낳는 여성의 비율(69.4%)은 전년보다 1.6%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1993년(82.9%)부터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또 70% 밑으로 내려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결혼 후 2~3년 사이에 첫 아이를 낳은 여성의 비율(21.7%)은 전년대비 1.3%포인트 증가했다. 결혼 후 4년~5년, 6~9년 사이에 첫째아이를 출산한 비율도 각각 0.2%, 0.1%포인트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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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령산모 숫자의 증가와 난임시술 발전이 어우러지면서 인공수정을 통한 쌍둥이 이상 다태아(多胎兒) 출생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다태아는 1만6166명으로 전년보다 986명 늘었다. 20년 전인 1995년(9422명)의 1.7배 수준이다.
결혼을 늦추고 아이를 적게 낳는 현상이 만성화되면서 앞으로 한국이 초저출산 국가에서 벗어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의 한국의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은 8.6명으로 역대 최저수준을 유지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은 1.24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증가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8명에는 훨씬 미치지 못했다.
세종=손영일 기자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