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이승엽, 쉼표없는 신기록 행진… 1389타점… 양준혁과 어깨 나란히 日서도 600홈런은 왕정치-노무라뿐… 李 “불혹 되니 야구가 더 재미있어”
지난 시즌 가장 기억나는 순간이 ‘400홈런 달성이냐’는 물음에 이승엽은 “400홈런은 홈런을 치다 보면 지나가는 기록일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두산에 져 준우승에 그친 것은 잊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일 통산 600홈런과 한국 프로야구 최다 타점을 목전에 둔 지금도 그는 “나의 최대 목표는 고참으로서 최선을 다해 팀 우승을 위해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제공
지난해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통산 400홈런을 친 이승엽은 이제 한일 통산 600홈런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대구구장에는 그의 홈런 기록이 새겨진 숫자판이 설치돼 그의 대기록을 응원하고 있다. 23일 현재까지 이승엽의 통산 홈런은 598개. 대기록까지 불과 2개의 홈런만 남겨두고 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도 통산 600홈런을 넘긴 건 오 사다하루(왕정치·868개), 노무라 가쓰야(657개) 2명뿐이다.
이승엽이 걸어온 길은 곧 한국프로야구 기록의 길이었다.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올 시즌 문을 연 프로야구 삼성의 새 구장 주소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야구전설로1’이다. 시민 공모를 통해 당선된 이 주소명에는 옛 구장에서 숱한 대기록을 써온 이승엽이 새 구장에서도 변함없이 활약하길 바라는 마음도 담겼다.
이승엽은 “불혹을 지나 하는 야구가 더 재미있다”고 말한다. 꼭 달성하고 싶다던 2000안타도 어느덧 고지가 보인다. 내년 은퇴를 선언한 그로서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일까. 그의 방망이는 더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