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재생사업 22일 첫삽 일제 통감관저-독재시절 中情 자리… 옛 교통방송-남산제2청사 철거 곤돌라 설치는 환경파괴 우려 중단
그로부터 106년이 지난 22일 이완용과 데라우치가 밀담을 나눈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 예장자락에서 ‘남산의 광복’이라는 주제의 행사가 열렸다. 민족의 아픔이 서린 옛 통감관저 터에서 남산의 옛 경관을 회복 재생하는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의 착공식이다. 재생사업은 옛 중앙정보부 터(예장동 2-1)를 포함해 일대 2만2833m² 규모의 터에서 진행된다. 이날 옛 TBS교통방송 청사(2개 동)와 남산 제2청사의 철거가 시작됐다. 2022년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이전하면 본부 건물의 일부 또는 전부를 철거해 남산 일대 경관을 회복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자리에 예장자락과 명동을 잇는 공원을 조성한다. 남산1호터널 입구 지하차도는 보행전용 터널로 바뀐다. 보행터널 아래에는 이 일대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관광버스 주차장이 들어선다. 옛 중앙정보부 건물이 입주했던 남산제2청사에는 조형물 등을 설치해 군사독재시절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통감관저 터에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추모공간인 ‘기억의 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곤돌라로 예장자락과 남산 정상을 연결하려던 서울시의 당초 계획은 주변 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중단됐다.
이날 착공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포함해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착공식 현장에는 광복군 출신 국가유공자인 김영관 전 광복군 동지회장이 참석했다. 김 회장을 포함한 참석자들은 이날 통감관저 터에서 철거 작업이 시작된 옛 TBS교통방송 청사까지 행진했다. 박 시장은 “민족의 비극이 서린 옛 통감관저 터에서 뜻깊은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을 통해 우리의 역사와 자연생태, 나아가 시민정신이 복원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