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감동을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기를 토대로 자선활동에 나서거나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기여한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식에서 스포츠로 평화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월계관상’ 초대 수상자가 된 킵 케이노 케냐 올림픽위원회 의장이 대표적이다. 1968년 멕시코시티, 1972년 뮌헨 올림픽 육상에서 각각 금메달을 딴 케이노는 고아들을 헌신적으로 돌봐 ‘케냐 고아들의 아버지’로 불린다.
▷‘탁구 천재’ 유승민이 인지도 열세를 극복하고 IOC 선수위원에 극적으로 뽑혔다. 지난달 24일부터 25일간 매일 15시간씩 발품을 팔아 2만 명이 넘는 각국 선수들에게 한 표를 호소한 결과였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경기 후 “왕하오를 이겼지만 실력에서 밀린다는 것은 인정한다”고 겸허한 자세로 고백했다. 이런 자세가 ‘IOC 선수위원 역전 드라마’의 바탕이 됐을 것이다.
광고 로드중
이진 논설위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