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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박상영에 속수무책 당해…20초 만에 무너졌다”

입력 | 2016-08-10 17:10:00

박상영이 9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박상영이 막판에 전술을 바꾼 뒤 나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8분 넘게 내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20초 만에 무너졌다. 그는 정말 빨랐다.”

박상영(21·한국체대)에 역전패를 당한 게자 임레(헝가리·42)는 결승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슬프다”는 말을 반복했다. 아홉 살이던 1983년에 입문해 33년 동안 선수 생활을 했지만 유독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임레는 세계선수권대회에도 16차례나 출전했다. 지난해 모스크바 대회에서는 금메달도 땄다. 반면 박상영은 세계선수권대회 경험도 2014년 카잔 대회(남자 에페 개인전 10위)가 유일하다. 이번 은메달로 이 종목 역대 최고령 메달리스트 2위를 기록한 임레는 “나쁘지는 않지만 최고령 패배자라는 말도 된다. 영광스럽지만 분명히 금메달과는 다르다”며 아쉬워했다.

베테랑 임레의 허를 찌른 박상영은 “공격적인 스타일로 알고 있던 임레가 초반부터 수비적으로 나와 힘들었다. 그래도 공격적이고 급한 스타일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침착하게 대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처음 나온 올림픽 무대에서 ‘대형 사고’를 친 박상영은 기자 회견에서도 톡톡 튀는 발언을 쏟아냈다. 금메달을 딴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인대 수술을 했던) 내 무릎에 고맙다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모님께 그 동안 사랑한다는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라고 크게 말한 박상영은 여자 친구가 있느냐는 물음에 “있기는 한데 최근 싸운 뒤로 냉전 중이다. 대회 중이라 당장은 연락을 못할 것 같다. 단체전이 끝날 때까지 집중하고 연락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메이저리거 추신수와 박상영의 ‘간접 인연’도 화제가 됐다. 고교 2학년 때 부상을 당한 박상영은 한 달에 100만 원 가까이 드는 병원비가 큰 부담이 됐다. 그러나 아동구호활동을 하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1000만 원이 넘는 장비 비용을 후원하면서 펜싱을 계속할 수 있었다. 2011년부터 이 재단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추신수는 최근 2년 동안 1억 원 이상을 기부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