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슈베르트는 피아노 독주곡인 즉흥곡집을 두 곡 썼습니다. 작품 90과 작품 142 중에서 특히 90에 실린 네 곡은 제게 ‘물’과 관련한 상념을 떠오르게 합니다. 네 곡 중 두 번째 곡은 숲 속의 개울을 졸졸 흐르는 시냇물을 연상하게 합니다. 세 번째 곡도 ‘흐름’을 느끼게 하지만 두 번째 곡보다 더 깊고 유장하며 무겁습니다. 넓은 강 위의 보트에 올라타 유유히 흐르는 강의 흐름을 조망하는 느낌이랄까요.
네 번째 곡은 가장 높은 음역에서 멜로디가 진행되며 청량하고도 자그마한, 동화적인 인상을 줍니다. 마치 빗물이 숲으로 떨어져 나무 잎사귀에 닿아 굴러떨어지는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한 곡씩 설명하다 보니 첫 번째 곡을 빠뜨렸네요. 이 곡에도 ‘물’이 주는 인상을 적용해 보자면, 크고 작은 부피로 담겨 있거나 고여 있는 물들을 차례로 보는 듯한 상상을 줍니다. 물잔에, 처마 앞의 절구에, 그리고 연못에 가만히 담겨 흔들리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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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