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K드라마-K팝] ‘비키’의 열성 한류팬 번역 주도…특유의 아시아적 감성 공감 사극 존댓말 번역 가장 힘들어해…최근 스릴러-법정물 등 다양화
K드라마가 해외에서 인기를 끌게 된 것은 드라마 대사를 각국 언어로 번역한 전 세계 열성 팬들의 활약 덕분이다. ‘비키’는 독특한 자막 시스템을 운영한다. 한국어와 영어를 능숙하게 하는 회원이 1차로 영어 번역을 올리면 세계 각국 사이트 이용자들이 자국 언어로 자막을 번역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된다. 비키 이용자는 누구나 번역 작업에 참여할 수 있으며 번역 사이트 등을 이용한 마구잡이 번역을 막기 위해 자막의 품질을 검수하는 봉사자들도 있다.
두 손자를 둔 할머니인 페루의 다니엘라 씨는 영어-스페인어 번역을 담당한다. 그는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을 본 뒤 한국 드라마 마니아가 됐다”며 “남미 드라마는 항상 디즈니의 공주 이야기처럼 결말이 정형화돼 있는데 한국 드라마는 더 현실적인 반전이 있어 흥미롭다”고 말했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학생인 마치 씨는 “미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아시아 특유의 정서적이고 감성적 요소 때문에 한국 드라마에 빠지게 됐다”고 밝혔다.
자막 번역의 가장 큰 난관은 한국어의 ‘존댓말’ 개념이다. 브라질 헤시피에 거주하는 여행사 직원 레시티아 씨는 영어-포르투갈어 번역을 담당한다. 그는 “존칭이 없는 영어를 1차 언어로 삼아 번역하기 때문에 한국 대사의 의미를 그대로 살리려면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한국 사극 번역은 그런 면에서 번역하기 가장 어려운 장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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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