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선거 후보가 28일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전당대회 후보 수락 연설에서 동맹과의 협력과 보호무역을 강조했다. 글로벌리즘에 입각한 클린턴의 외교 안보관은 동맹의 재조정 및 미국 우선의 아메리카니즘을 주장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는 크게 대비된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두 후보 모두 미국인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보호무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누가 당선되든 미국 차기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은 교역의 측면에선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클린턴은 수락 연설에서 북한 핵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대선 정강정책은 북한을 “가학적 독재자가 통치하는 지구상 가장 억압적인 정권”이라고 규정하고 “북한이 불법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선택의 폭을 좁혀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이 재집권해도 북한이 바뀌지 않는 한 1990년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처럼 북-미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클린턴은 “우리가 불공정 무역 협정에 단호히 ‘노’라고 말해야 한다고 여러분이 믿는다면 우리는 중국에 맞서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클린턴은 그동안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환율 조작 등을 비판했기 때문에 중국과의 마찰이 커질 수 있다. 그가 국무장관 시절에 중국을 견제하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주도해 중국으로선 이래저래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클린턴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 FTA 등은 지지한다면서도 기존 협정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국 정부로서는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