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26일(현지 시간) 2분기(4∼6월·애플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423억5800만 달러(약 48조2900억 원)로 전년 동기(496억500만 달러)에 비해 14.6% 줄었다고 발표했다. 순이익은 7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억 달러) 대비 27% 감소했다. 이 기간 팔린 아이폰은 4040만 대로 시장 전망치인 3990만 대보다는 많았지만 전년 동기(4753만 대)보다는 15% 줄었다. 1분기(1∼3월)에 이어 2분기에도 매출과 순이익, 아이폰 판매대수가 모두 감소한 것이다.
가장 타격이 컸던 시장은 1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중국이었다. 중국 내 매출은 88억4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3% 줄었다. 전년 동기 중국 매출이 112% 급증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서도 모두 매출이 줄었다. 지난해 3월 내놓은 첫 보급형 제품인 아이폰SE 시리즈도 수익성 개선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애플도 스마트폰 시장 정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내리막길에 접어든 것을 두고 전자업계에서는 애플이 자율주행차 및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 신산업 진출을 서두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일본 닌텐도의 AR 모바일 게임인 ‘포켓몬 고(GO)’를 언급하며 “포켓몬과 AR 열풍이 일어나는 등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AR가 정말로 대단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애플은 AR 스타트업인 메타이오와 플라이바이미디어를 인수하는 등 꾸준한 투자를 해왔다.
올 초 개발 책임자가 사퇴하면서 난항을 겪던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 역시 최근 고 스티브 잡스 창업자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밥 맨스필드 수석 부사장에게 맡기면서 분위기를 쇄신 중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