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갈비를 새 모이만큼 배식하고 ‘그만 좀 먹으라’고 했어요.” “밥이 떨어지자 한참 지난 뒤 라면 끓여줬어요.” “반찬이 떨어지는 경우가 태반이예요.”
지난달 부실 급식문제로 사회적 큰 파장을 일으켰던 대전 봉산초 급식실태가 진상조사 결과 예상보다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찬으로 ‘단무지 한 쪽’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대전 봉산초의 학교급식 문제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이건희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장)는 25일 대전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최근 3년간 봉산초 급식문제에 대한 진상조사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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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봉산초가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식재료 검수서 등은 이해하지 못할 내용이 많았다. 마요네즈의 경우 ‘3.2㎏’ 등 중량으로 표기돼야 하나 ‘2.9개’ 등 개수로 표기돼 있었다. 또 학생들의 비만과 고혈압 등을 예방하기 위해 튀긴 음식의 경우 시교육청 지침(2016 학교급식 기본방향)에 따라 주 1회 넘지 못하도록 규정했으나 2회를 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와 함께 케찹 등은 유통기한(2년)을 4~5개월밖에 남지 않은 폐기 임박한 재료를 대량 구입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상조사위원회는 “봉산초의 식재료 구입 단가가 다른 학교급식 식재료 공급업체 납품가와 비교할 때 80%이상 비싸게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학교장은 물론 학교급식소위원회의 활동이 매우 미진했다”고 말했다.
급식시설의 위생상태도 심각할 정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0월 7일 대전서부교육지원청이 위생검사를 벌일 때에도 주먹밥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올 4월 18일 학부모들이 식기와 식판, 수저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했을 때도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검출됐으나 학교 관계자들은 모두 책임을 넘기기에 급급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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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진상조사위원장은 “특별감사를 통해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사법기관에 고발 또는 수사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