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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 수임료 상한 둬야 전관예우 사라질 것”

입력 | 2016-07-21 03:00:00

‘최유정 방지법’ 제정 나선 박인환 교수




“전관예우 문제의 본질은 일부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임료에 있습니다. 그건 애써 무시하면서 다른 해결책을 찾겠다고 하니 ‘최유정 방지법’ 제정에 나선 겁니다.”

최근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만난 박인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63·사진)의 목소리에 답답함이 묻어나왔다. 검사 출신인 박 교수는 4년 동안 차관급인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고 올해 초 학교로 돌아왔다. 입법을 위해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로도 나선 박 교수가 얘기하는 ‘최유정 방지법’은 ‘형사사건 수임료 상한제’를 말한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관련된 법조 비리에 연루된 가운데 이런 일을 막겠다는 뜻이 담겼다.

1987년 임용돼 만 8년간 검사로 일했던 박 교수는 “그때도 이런저런 청탁성 전화를 받았는데 지금도 변호사의 90%는 전관예우가 실존한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했다. 전관예우라는 듣기 좋은 말로 포장돼 있지만 결국 돈으로 범죄에 대한 처벌을 없애거나 낮추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이른바 ‘마약사위’ 사건 얘기도 꺼냈다. 박 교수는 “피고인 측이 경북 영주시에 변호사 사무실을 낸 전직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단순한 마약 사건을 맡기며 수임료로 5000만 원을 주는 걸 이상하지 않게 여기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사의 수임료를 법적으로 제한하는 제도는 1982년 제정된 적이 있지만 1999년 경쟁을 제한하는 담합행위라는 등의 이유로 사라졌다. 법정 최고 금리 이상의 이자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는 것처럼 기준 이상의 형사사건 수임료는 못 받게 하자는 것이 박 교수가 입법하려 하는 ‘최유정 방지법’의 핵심이다.

국회에 법조계 출신이 많아 입법이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이 일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박 교수는 “소액사건 수임도 어려운데 일부가 수임료를 독차지하니 학생들도 나중에 ‘전관’의 혜택을 누려 보려고 더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법조계 선배로서 좀 더 공평하고 올바른 법조 문화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