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R)을 이용한 스마트폰 게임 ‘포켓몬 고’(왼쪽)가 큰 인기를 끌자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신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의 판도를 바꾸거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술력이나 시장성이 없는 기업까지 덩달아 뛰는 ‘테크 테마주’ 거품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같은 테크 투자 열기는 올해 들어 부쩍 강해졌다. 3월엔 이세돌 9단과 구글의 AI 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국으로 AI가 투자의 화두로 떠올랐다. 당시 AI주(株)로 분류된 종목들은 연일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모터스의 자율주행차 실험으로 자율주행이 이슈가 되자 관련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주목을 받았다. 18일에는 일본 정보기술(IT)회사 소프트뱅크가 “다음 시대의 패러다임은 IoT”라며 영국 반도체 회사 ARM을 약 35조 원에 인수하자 IoT 종목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기존 산업이 아닌 새로운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시각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기술과 직접 관련이 없는 회사들의 주가까지 뛰어오르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국내 증시에서 포켓몬 고 테마주로 상승한 종목 가운데 실제 AR 기술을 상용화한 회사는 극히 드물다”며 “신기술 열풍에 휩쓸리지 말고 종목 분석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