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전당대회]첫날부터 경쟁후보 때리기 총력
“감옥에나 가라.”
“밝은 오렌지색 점프슈트(죄수복)나 입어라.”
18일(현지 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개막한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정치인뿐 아니라 각종 테러 사고의 유족, 유명 연예인 등 다양한 연설자들이 한목소리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경쟁자인 클린턴 때리기에 나섰다.
대릴 글렌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후보(콜로라도)도 지지 연설에서 “클린턴은 ‘바지 정장(팬츠 슈트·클린턴의 별명)’을 사랑하는데, 그녀에게 e메일을 보내 ‘밝은 오렌지색 점프슈트’(상의와 바지가 이어진 미국의 죄수복)를 입어야 한다고 말해줘야겠다”고 비아냥댔다. 최근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 사건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지만 그녀를 감옥에 보냈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주장한 것이다.
일부는 사실과 다른 비방을 해 언론이 바로잡기도 했다. 마이클 매콜 연방 하원 국토안보위원장(공화·텍사스)은 “클린턴이 국경 개방과 시리아 난민 급증을 지지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클린턴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허용을 지지하긴 했지만 국경 개방을 촉구하지는 않았다”며 “시리아 난민도 유럽 국가들의 허용 수준보다 훨씬 적은 6만5000명까지만 받아들이려 했다”고 반박했다.
일부 언론들은 클린턴 비판 일색인 공화당을 역으로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갈라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유일하게 화합하게 만드는 이는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을 지켜보면 현실적으로 이 당의 화합을 이끌 수 있는 방법은 클린턴을 공격하는 것밖에 없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혹평했다.
클린턴은 공화당 전당대회장이 있는 클리블랜드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걸리는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에서 작정한 듯 반격에 나섰다. 클린턴은 18일 신시내티 전국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연차총회에 참석해 “트럼프는 민주주의의 위협이다. 우리의 첫 번째 흑인 미국 대통령의 정당성을 깎아내리고 있다”며 흑인 유권자의 민심을 흔들었다. 또 최근 흑백 갈등과 관련해 “광기는 이제 끝나야 한다”고 강조해 공화당과 다른 포용성을 드러내려 했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클린턴이 트럼프의 전당대회를 들이받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