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공감할 만한 소재, 세계 각국 버전으로 리메이크 한류 콘텐츠 수익모델 자리잡아
영화 ‘수상한 그녀’의 리메이크판 포스터. 베트남 ‘내가 니 할매다’와 중국 ‘20세여 다시 한번’, 일본 ‘수상한 그녀’(왼쪽부터). CJ E&M 제공
2014년 국내 개봉했던 영화 ‘수상한 그녀’가 세계 곳곳에서 리메이크되며 한류 콘텐츠 수익모델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중국과 베트남,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고, 곧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 버전’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만 성사돼도 ‘수상한 그녀’는 한국판 포함 10가지 버전을 세상에 선보이게 된다.
투자배급사 CJ E&M에 따르면 태국판 ‘수상한 그녀’는 이미 지난달 촬영에 들어간 상태로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태국의 국민여신’이라 불리는 여배우 다비까 후네가 주연을 맡아 관심이 뜨겁다. 후네는 2013년 태국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던 ‘피막’의 여주인공이기도 하다. 얼마 전 시나리오 작업을 마친 인도네시아판도 내년 초 상영 목표로 가을쯤 촬영에 들어간다. 현지에서 유명한 오디 하라합 감독이 연출을 맡기로 확정했고, 배우 캐스팅을 진행하고 있다.
‘수상한 그녀’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는 좋은 콘텐츠가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제작비 35억 원을 들여 관객을 약 866만 명이나 모았던 ‘효자 상품’이다. 이후 중국에서 지난해 1월 ‘20세여 다시 한번’으로 개봉해 1162만 명이 관람하며 3억6500만 위안(약 640억 원)을 벌어들였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한중 합작영화 가운데 최고 성적이다. 같은 해 12월 베트남 버전 ‘내가 니 할매다’ 역시 485만 달러(약 55억 원)를 거둬들이며 역대 베트남 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올해 4월 개봉한 일본판은 3억800만 엔(약 34억 원)을 벌었다. CJ 관계자는 “세계 어디서나 공감할 소재를 갖고 각 나라 특성에 맞게 현지화한 게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