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그런데 국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농가 소득은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특히 농가 소득 중 농외 소득이나 이전(移轉)소득이 아닌 농업 소득이 전년 대비 9.3% 늘면서 농가 소득 증대를 견인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정부가 꾸준히 지원한 농업 직불금도 소득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농업 생산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젊고 규모가 있는 전업농가들의 소득이 더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농가들의 소득은 전년 대비 13.2%나 증가해 농가 전체 평균보다 더 높은 성장을 보였다.
전업농가의 농업소득 증가는 농업에서 소득 기회를 찾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창농·취농 유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젊고, 지식 경영을 하는 인재가 농업에 많이 진입하여 현대화된 시설 등 농업 기반을 갖춘다면 농업이 활성화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농업 부문에는 전업농가뿐만 아니라 다수의 영세 고령 농가가 있다. 60세 이상, 1ha 미만의 영세 고령 농가에는 정부의 복지 정책이 중요하다. 이들 농가의 소득은 공적 보조금 비중이 높고, 그중 농업 이외 보조금이 이전소득의 85.1%를 차지하고 있어 정부 복지 정책의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농촌 지역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농지 연금 등 복지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더불어 6차산업 활성화 등을 통한 겸업 기회 확대 및 다양한 농촌 일자리를 통한 소득 증대 대책도 병행하여야 한다.
최근 농가 경제 호전은 새로운 인력과 자본의 유입 가능성을 증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첨단기술과 지식을 결합하고, 현대화된 시설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전업농가의 신규 진입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업농이 부실화되지 않도록 위험관리를 강화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다.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