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탈모박사’ 듀로지어 방한 “모발, 평생 20~25회 나고 빠져… 그 뒤엔 자라게 할 방법 없어”
프랑스 제약사 ‘피에르 파브르’에서 탈모 관련 제품 개발 등을 맡고 있는 빈센트 듀로지어 의학 분야 총괄책임자. 르네휘테르 제공
프랑스 제약사 ‘피에르 파브르’에서 ‘탈모 박사’로 통하는 빈센트 듀로지어 씨(39)는 ‘탈모는 격세유전’이라는 속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피부과 전문의이기도 한 그는 피에르 파브르의 아시아지역 의학 분야 총괄책임자다.
현대 의학으로 탈모를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노(No)”라고 고개를 저으며 “만성탈모의 경우 머리를 심는 외과수술 외에 치료법이 없다”고 말했다.
인간의 일생에서 모발이 나고 빠지는 주기는 총 20∼25회이며 이 사이클이 모두 끝나면 머리카락을 자라게 할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머리털이 가늘어지고, 짧은 머리카락까지 빠지기 시작했다면 이미 이 사이클의 말기에 도달했을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모발의 퇴화와 생성 주기가 빠르게 끝나지 않도록 탈모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 방법은 두피에 자극을 최대한 적게 주는 것이다.
출산 후 여성에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급성 탈모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임신 중에는 모발 성장에 좋은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많이 분비되다가 출산 후 급격히 줄어 머리카락이 빠지는 시점이 온다. 이런 경우 남성이 겪는 만성 탈모와 달리 6개월∼1년 안에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게 보통이다. 그는 “탈모 증상을 빠르게 회복시키기 위해 화학제품을 사용할 경우에는 모유수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먹는 탈모 치료제도 주의할 점이 있다고 조언했다. 듀로지어 씨는 “한국에서는 편리성 때문에 탈모 치료약 처방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미국, 유럽 등에서는 연고 형태의 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