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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감시체계’ 입찰비리 혐의 육군 중령 등 무더기 재판에

입력 | 2016-07-05 22:15:00


천안함 폭침 사건 등을 계기로 추진된 해안 감시체계 강화 사업에서 비리를 저지른 현역 육군 군무원과 업체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에게 군사기밀을 넘긴 현역 육군 중령도 함께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방위사업청이 2013년 발주한 ‘해안복합감시체계 사업’ 입찰에서 허위자료를 내 납품업체로 선정된 뒤 장비가격을 부풀려 나랏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D사의 전직 상무 배모 씨(48)를 구속기소하고 이 회사 전·현직 관계자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또 이들의 입찰비리를 도운 6급 군무원 이모 씨(42)를 불구속 기소하고 D사에 군사기밀을 준 육군 중령 최모 씨(51)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총 사업비 379억 원의 해안복합감시체계 사업은 북한의 잠수정 침투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전국 57개 해안부대에 높은 성능의 주·야간 감시카메라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D사는 2013년 1월 방사청이 발주한 이 사업에 입찰했지만 감시장비가 기준에 미달해 사업을 따내지 못했다. 같은 해 4월 D사는 감시장비 일부를 변경해 재입찰하면서 바뀐 장비에 대한 시험성적서 대신 이전 입찰에 냈던 장비의 시험성적서를 내고 구매시험평가 대상업체로 선정됐다. D사는 촉박한 시간 탓에 바뀐 장비의 시험성적서를 새로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허위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D사는 납품과정에서 감시장비의 단가를 5억5000만 원가량 부풀려 청구해 나랏돈을 빼돌리기도 했다.

검찰 수사 결과 육군본부 시험평가단 군무원 이 씨는 D사가 제출한 시험평가서가 위조된 것임을 알면서도 D사가 기준을 충족시킨 것처럼 꾸민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육군교육사령부 소속 중령 최 씨는 스마트폰으로 관련 사진을 찍어 전달하는 방식으로 D사에 소형 대공 감시레이더와 소형 드론 운용 성능 자료 등 3급 군사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D사의 전 대표 장모 씨(67)는 잠수한 승조원의 훈련 시뮬레이터 장비를 육상에 설치하는 사업인 ‘장보고Ⅱ 조종훈련장비 개발 사업(총 사업비 184억 원)’에서 훈련 장비 개발비를 4억 원 부풀려 방사청과 계약을 체결한 혐의(방위사업법 위반)로 불구속기소됐다. 장 씨는 2011, 2012년 방사청이 발주한 항공기 시뮬레이터 개발 사업 등에서도 방사청 소속 소령에게 뇌물을 줘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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