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청소년과 학생들까지 산나물 채취에 다시 동원하고 있으며 약초와 산나물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면 장마당 가격으로 현금을 바쳐야 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이하 RFA)은 2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5월 10일부터 시작된 산나물 동원이 지난 20일까지 모두 마무리 됐다”면서 “지정된 양만큼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일반 주민과 학생들은 시장가로 계산해 산나물 대신 현금을 바쳐야 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각 공장기업소, 인민반 부양가족과 초급, 고급 중학교 학생들까지 동원해 고사리를 위주로 고비, 곰취와 같은 산나물을 채취하도록 했다. 이외 용담초, 세신, 부채마와 같은 약초들을 산나물 대신 받았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도 지난 22일 “산나물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양강도에서는 농촌지원에 동원된 사람들이 농장일은 하지 않고 개인 돈벌이를 위해 산나물과 약초 채취에 나서고 있어 현지 농장원들의 불만이 높다”고 RFA에 전했다.
이 소식통은 “말린 용담초 1㎏은 중국인민폐 20위안, 세신 1㎏은 중국인민폐 40위안에 밀수꾼들에게 팔린다”며 “협동농장 농장원들은 ‘이런 식으로 딴 짓을 할 거라면 농촌지원은 필요 없다. 차라리 협동농장에 동원된 지원노력을 철수시켜 달라’며 농장관리위원회 마당에 모여 제기(항의)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일성 시대부터 김정일 집권 시기까지 지속되어온 산나물 동원은 김정은이 집권하면서 한 때 중단되어 인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올해 갑자기 산나물 동원이 다시 시작돼 주민들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