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윤성환-안지만(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9개월만에 불법도박 혐의 수사
경찰, 소환조사 사실 한 달만에 공개
삼성·KBO, 앞으로 수사 향방 촉각
삼성 투수 윤성환(35)과 안지만(33)이 이달 초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불법 해외원정도박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삼성 투수의 해외원정도박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다. 10월15일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같은 시점에 서울중앙지검도 비슷한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혐의를 잡은 속칭 ‘정킷방(불법 환전 등을 제공하는 사설 도박 장소)’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은 임창용을 기소했고, 임창용은 1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쫓고 있는 브로커는 해외로 도주해 수사가 답보상태였다.
수사가 길어지자 삼성 류중일 감독은 “무죄 추정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다. 혐의가 있다면 빨리 수사하고 결론을 내주고 무혐의라면 마침표를 찍어줬으면 좋겠다”며 답답해했고, 결국 시즌 초 윤성환과 안지만을 정상 기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은 3월 출입기자들과 만나 “중요 참고인(브로커)이 외국에서 안 들어오고 있다. 현재 상황이 계속될 경우 ‘참고인 중지’를 결정할 수도 있다”며 수사 보류를 시사했다. 그러나 이는 이뤄지지 않았고 광역수사대가 직접 소환조사까지 하며 수사 종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윤성환과 안지만의 불법도박 혐의는 삼성 뿐 아니라 KBO리그 전체의 큰 암초가 될 수 있다. 만약 혐의가 입증된다면 구단은 전력적인 측면 뿐 아니라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빠른 종결을 원하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계속된 혐의에 팀 전체가 느끼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광역수사대는 작년 10월19일 “첩보를 입수해 수사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무려 9개월여 만에 첫 소환조사를 했고, 이후 어떠한 공식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