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리더 인터뷰]이경훈 부산 사하구청장
최근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열린 국제교육도시연합총회에서 제1회 우수교육도시상을 받은 이경훈 부산 사하구청장이 집무실에서 감천문화마을의 우수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사하구청 제공
이경훈 부산 사하구청장(66)의 말에 자신감이 넘쳤다. 이런 자신감의 배경에는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이 있다. 3000여 명이 모여 사는 한 마을에 지난해 관광객 140만 명이 찾았다. 골목마다 사람이 넘쳐났다. 올해는 17일 현재 83만 명이 다녀가 160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 마을이 기어코 일을 냈다. 4일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열린 제14회 국제교육도시연합(IAEC) 총회에서 제1회 우수교육도시상을 받았다. 1994년 설립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본부를 두고 있는 IAEC는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회원 도시 간 공동 연구와 협력을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 국내 23개를 포함해 36개국 471개 도시가 가입해 있다. 총회에서 사례만 발표할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상’을 만들자고 한 뒤 사하구가 첫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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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교육도시 우수 사례로 뽑힌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전경. 독특한 공간 구조로 뒷집 조망권을 방해하지 않는 건축 특징을 갖고 있다. 동아일보 DB
이 구청장은 세계 도시들이 감천문화마을을 창조도시 재생사업의 롤모델로 삼은 게 의미가 크다고 했다. 감천문화마을은 6·25전쟁 당시 피란민의 애환과 삶이 녹아 있는 곳. 모든 곳으로 통하는 미로와 뒷집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건축 미덕, 이웃 간 소통을 중시하는 공간구조는 이 마을만의 독특함이다. 파스텔 톤 색채는 예술적 ‘끼’를 꿈틀거리게 한다. 회원 120명으로 마을공동체(주민협의체)가 형성돼 있고, 수익구조가 가능해 세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도시재생 사례를 창출해 가고 있다.
“모티브는 있었습니다만 2010년 민선 구청장 출마 당시 마을을 보고 물건이 되겠다 싶었어요. 당선된 뒤 전담조직을 만들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주민의 힘이 가장 컸지요. 5년이 흐르면서 체계가 잡혔습니다. 20여 개 상점이 70여 개로, 일자리도 250개 이상 늘었습니다. 기금도 쌓여 가고 있습니다. 외부 사람들이 빈집을 구입해 별장처럼 쓰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행정 지원은 최소화할 예정입니다.”
주민 전용 셔틀버스 운행과 하수관로 사업, 경사형 엘리베이터 설치, 마을 농원 조성 등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다. 이와 함께 관광객의 소음 및 주차 문제와 수용 한계, 입장료 등 크고 작은 파생 문제도 모니터링 해 사하의 자존감도 지켜야 한다.
이 구청장은 “사하가 가진 녹색생태, 문화예술, 교육, 해양관광 자원과 복지, 경제, 안전도시 행정을 목표로 품격 높은 사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낮은 공동체 의식과 주민 통합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인 동시에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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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