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팀도루 1.15개… 10년내 최저 성공률 64.9%로 저조하자 도루 줄어
“뛰는 야구 한다고 했지 죽는 야구 한다고 한 적은 없다.” 분명 시즌 개막 전에는 다들 뛰는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개막 후에는 도루 사인이 줄었다. 이유를 물으면 이렇게 답하는 프로야구팀 감독이 적지 않을 것이다.
5일까지 프로야구 경기당 한 팀 평균 도루 시도(도루 성공+실패)는 1.15개밖에 되지 않는다. 2007년(1.12개) 이후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35년 프로야구 역사를 통틀어서도 일곱 번째로 낮다. 타자들이 살아 나가지 못해 뛸 기회를 만들지 못한 건 아니다. 올 시즌 현재 리그 평균 출루율은 0.361로 2014년(0.365)에 이어 최근 10년간 두 번째로 높다. 충분히 뛸 기회가 있는데도 뛰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도루가 줄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성공률이 너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현재 올 시즌 전체 도루 성공률은 64.6%에 머물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도루 성공률이 이렇게 낮은 적이 없었다. LG의 올 시즌 도루 성공률은 56.2%(도루 41개, 도루 실패 32개)에 머물고 있는데 최근 10년 동안 같은 기간에 이보다 도루 성공률이 낮았던 팀은 단 한 팀도 없었다. 최근 10년 동안 두 번째로 도루 성공률이 낮은 팀이 올 시즌 SK(56.4%)다.
여러 팀이 “뛰는 야구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상대 팀에서 미리 대비하는 것도 영향을 줬다. 도루 저지율 1위 넥센(45.9%)의 염경엽 감독은 “(주전 포수) 박동원(26)의 하체 밸런스가 좋아지면서 송구가 더 안정적이 됐다. 박동원이 있어 상대 팀에서 도루를 잘 시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동원은 상대 도루 시도 51번 중 26번(50.9%)을 잡아내며 도루 저지 시도를 10번 넘게 한 포수 중 도루 저지율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