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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맛있는 정거장]어죽-장어-황복으로 원기충전

입력 | 2016-06-03 03:00:00

<7> 유성온천역과 105, 107번 정류장
탱글탱글한 꼬막짬뽕에 ‘군침’




대전 유성온천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다. 알칼리성 라듐 성분으로 부존량과 사용량이 가장 많다. 1960, 70년대 국내 최고 신혼여행지로 꼽혔으며 최근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온천으로 피로를 푼 뒤 맛집에서 충전하는 기쁨을 무엇에 비하랴. 본보 시리즈 ‘대전의 맛있는 정거장’ 평가단은 유성온천 맛집 중에서 처음으로 ‘TOP 10’을 선정했다.

○ 보신(補身)하는 어죽과 장어, 그리고 복어


유성온천역 주변 맛집 TOP 10 평가

다수의 평가단은 유성온천역 8번 출구 다해어죽을 단연코 ‘최고 맛집’으로 꼽았다. 충남 청양과 예산 지역 저수지에서 잡힌 자연산 붕어와 메기, 민물새우만을 사용한다고. 1시간 이상 푹 끓인 뒤 믹서로 갈아내는 방식이 아니라 체에 걸러내 식감이 부드럽다. 여기에 집에서 담근 고추장과 호박, 파, 고추, 마늘, 깻잎 등으로 맛을 낸다. 청양이 고향인 오영중 대표(55)는 “어릴 적 고향에서 직접 해먹던 방식 그대로 손님상에 내놓는다”고. 어죽에 취향에 맞게 소면, 밥, 수제비를 선택할 수 있다.

유성 홈플러스 뒤쪽 임진강장어(대표 박근혜·여)는 대전 지역 장어집에서 ‘둘째가라’면 서운해할지 모른다. 장대동에서 8년간 영업하다 2년 전 옮긴 이곳의 주력 메뉴는 한방숯불장어구이. 전남 무안, 영광 등지에서 항생제 없이 기른 국내산 자포니카종을 사용한다. 한 판에 6만2000원(2마리)으로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육질이 두껍고 고소하면서 담백해 장어를 제대로 먹었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장아찌 3종 세트(방풍, 고추, 깻잎)는 박 대표가 8년 숙성 소스로 담갔단다. 참숯에 구운 장어 한 점을 장아찌와 함께 먹는 게 최고 궁합이다. 더덕구이도 있으며 식사로는 어린 배추와 부추, 표고버섯과 토란대를 넣어 끓여낸 장어탕이 있다. 유성온천역 근처 ‘백마강 참숯민물장어’(042-825-1881)도 자체 양만장(養鰻場·장어양식장)을 운영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유성에는 복 요릿집이 유난히도 많다. 전주복집, 조복란복집, 황산옥, 유성복집 등. 이 중 황산옥은 1915년 충남 논산시 강경에서 시작한 황산옥에서 뻗어 나온 가족 경영 식당으로 신근호 대표(52)가 3대째 이어오고 있다. 참활복과 까치복, 밀복 모두 취급하지만 요즘에는 산란기(4∼6월)로 접어든 황복이 최고다. 쫀득하고 담백한 황복회가 좋을 때다.

○국내 주름잡은 짬뽕과 시원한 콩나물 요리도

유성문화원 근처 이비가짬뽕 본점은 국내 짬뽕 역사를 새로 썼다. 권혁남 ㈜이비가푸드 회장(53)이 2011년 조그맣게 문을 연 뒤 지금은 대전 충남 세종 충북 등 중부권은 물론이고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제주까지 가맹점이 확산됐다. 맛의 비결은 고춧가루와 반죽. 고춧가루는 충남 청양에서 생산된 100% 국내산 태양초만을 사용한다. 반죽도 생수를 사용하는 일반 중국음식점과는 달리 알칼리수를 이용해 점성과 탄성을 강화시켰다. 한우사골과 토종닭을 비롯해 10여 가지 한약재를 24시간 우려낸 육수 맛에는 신선한 해산물과 채소(호박 배추 당근 목이버섯 양파 등)가 한몫한다.

꼬막짬뽕 전문점 조기종의 향미각은 마니아들이 자주 찾는 곳. 짬뽕 한 그릇 안에는 전남 벌교와 순천에서 매일매일 가져오는 꼬막이 듬뿍 들어있다. 8000원짜리 짬뽕 한 그릇에 꼬막이 30∼40개 들어있다. 진한 육수에 탱글탱글한 꼬막 외에도 오징어, 새우, 돼지고기, 표고버섯, 부추, 양파 등이 어우러져 화합을 이룬다. 장대동에 있는 천년한우도 일품으로 뽑혔다. 축산물등급확인서를 붙여놓고 신뢰를 준다. 숯불에 적당히 구워 낸 고기 한 점을 명이나물에 올려 먹는 게 정석. 특허를 준비하고 있는 대마씨칼국수와 전라도식 육개장도 점심에 많이 찾는다.

이 밖에 리베라호텔 맞은편에 있는 유명돌구이와 호텔 뒤편 온천돌구이는 돼지고기 주물럭집으로 남은 고기와 반찬, 밥을 포일에 우겨넣고 볶아낸 볶음밥이 일품이다.

한식으로는 생선조림과 촌돼지찌개가 맛있는 전주식 백반집 고미정이, 품격 높은 한정식으로는 삼복가든이 꼽혔다. 임해조볼테기와 따봉시래기도 후회하지 않을 집으로 뽑혔다. 오랜 역사를 지닌 콩나물밥 전문점 홍천식당도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이들 지역은 105번, 107번 등의 시내버스로 이동할 수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 이 시리즈는 격주로 금요일자에 게재됩니다. 6월 17일자에는 충남대와 KAIST 주변 버스 노선과 맛집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맛집 추천은 이메일(doyoce@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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