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늘리는건 여성 책임” 출산 촉구… 결혼식 축사땐 ‘피임=반역’ 규정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이 지난달 30일 TV연설에서 자국 여성들의 출산을 촉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무슬림이라면 산아제한이나 가족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 “터키 인구를 늘리는 건 어머니의 책임”이라는 등 강경 발언들을 쏟아냈다. 터키 정부는 지난해 출산율이 1980년의 절반 수준인 2.14명까지 떨어지자 ‘피임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여성을 출산의 수단으로 간주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는 2014년 결혼식 축사에서 피임을 ‘반역’이라고 규정했다. 그 전엔 “여자는 아이를 3명 낳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터키 인구는 1960년 이래 10년마다 1000만 명씩 증가했다. 1960년 2755만 명이던 인구는 2000년 6324만 명으로 늘어났고 지금은 7874만 명(2015년 기준)에 이른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기혼 여성의 20%가 출산 조절을 위해 낙태하고 있어 출산율이 현상 유지 정도인 2.14명까지 줄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