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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신봉길]오바마, 히로시마, 동북아 역사화해

입력 | 2016-05-31 03:00:00


신봉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한중일 세 나라에 미국이 포함된 4자 간의 역사화해 프로젝트를 함께 연구하자.’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팀이 몇 해 전 한중일 협력사무국(TCS)을 방문해서 한 제의다. 미국도 동북아 과거 역사에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다. 먼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 원폭 투하에 대해 사과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 중국을 방문해 식민지배 및 난징 학살에 대해 사과한다. 미국을 시작으로 한 선순환적인 역사 화해의 아이디어였다. 이 연구소는 특별전담팀을 구성해 이 문제를 계속 연구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헌화했다. 그는 원폭으로 희생된 수많은 희생자에게 애도의 뜻도 표했다. 미국이 개입된 끔찍한 전쟁의 상흔을 언젠가 누군가는 치유해야 한다는 정치적 신념이 배경에 있었을 것이다.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미국의 참전용사 단체들은 원폭 투하 결정의 정당성에 시비가 붙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일본의 전쟁 책임을 희석시키지 않을까 하는 비판이 많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높이 평가되어야 마땅하다. 우선 핵 없는 세상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다. 핵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북한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화해의 메시지다. 소모적인 역사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동북아 3국에 주는 메시지가 크다. 세 나라는 지난해 11월, 3년 만에 정상회의를 재개했지만 역사 갈등은 2009년 이래 정상회의 공동선언 표현(‘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향한다’)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은 미일 간 역사 화해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한중일 3국 간의 역사 화해로 연결되어야 한다. 아베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로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도 일본과 적극적으로 화해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두 나라는 불행한 역사에 갇혀 지낼 피해국, 약소국이 더 이상 아니다. 앞으로 개최될 3국 정상회의에서 ‘역사적인 대화해’의 공동선언을 만들어 내야 한다.

신봉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