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방한일정 마무리] 반기문-정치인 만찬 돌연 취재불허… 로타리 행사땐 소지품 검사도 안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이 30일 끝났다. 여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무원칙한 경호와 의전 등으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제주포럼 환영만찬과 이튿날 포럼 개막식에서는 수십 명의 경찰이 동원돼 비표 검사를 하고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금속탐지기를 통과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29일 열린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행사장(경기 고양시)에는 금속탐지기가 설치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소지품 검사조차 없었다. 현장 등록을 하는 기자들은 신분증 확인 없이 명함만 주면 출입증을 발급받을 정도였다. 5만 명에 달하는 행사 참석자 가운데 누군가가 악의를 갖고 가방에 위험 물질을 숨겨 들어와 일을 저지를 경우 대비는 없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경호실 측은 “일반 참석자를 금속탐지기에 통과시키지 않은 건 맞지만 반 총장에게 근접 접근자를 대상으로 무대 뒤편에 3대의 금속탐지기를 별도로 운영했다”며 “단상과 객석 사이가 넓고 그 사이에 정복·사복 경찰을 다수 배치해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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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정상급 의전을 제공받던 반 총장은 28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를 찾아갈 때엔 “개인 일정이니 신경 쓰지 말라”며 외교부 수행원을 떼놓고 취재진을 따돌린 채 호텔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반 총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국내 행보를 (언론이) 과잉 해석하고 추측한다’고 말했지만 본인 스스로가 오해를 부르는 행동을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