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에 불안… 보안시스템 잘 갖춰진 집 인기
서울 송파구 삼전동 ‘송파 삼전지구’ 행복주택 무인택배함에서 입주민이 소포를 찾고 있다. 이 단지는 외부인의 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관 도어록과 무인택배시설을 뒀다. 국토교통부 제공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 임대주택인 행복주택 청약자 2명 중 1명꼴로 20대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보안시설을 잘 갖춘 도심 공공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찾는 젊은 여성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전국에서 첫 번째로 집들이를 한 행복주택인 ‘송파 삼전지구’(서울 송파구 삼전동) 단지는 요즘 분양하는 새 아파트처럼 ‘전자 도어록’을 통해 1층 현관에서부터 외부인 출입을 차단한다. 비밀번호를 누르거나 입주민과 인터폰 통화를 해야 건물로 들어올 수 있다. 현관 옆에는 가구별 택배함이 있어 배달원을 단지 내로 들이지 않고 소포를 받을 수 있다. 단지 곳곳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 7대가 작동되고 있다. 입주민 김우정 씨(30)는 “경비원이 상주하면서 단지 치안을 점검하고 입주민의 어려움을 해결해줘 전에 살던 관악구 원룸보다 쾌적하고 안전하다”고 말했다.
행복주택은 대도시 외곽이나 지하철역에서 먼 곳에 지어지던 기존 공공 임대주택과 달리 오가는 사람이 많은 지하철역 주변 등 도심 역세권에 지어진다. 늦게 귀가하는 직장인이나 밤길이 두려운 여대생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서울 가좌역지구 등 일부 단지는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1∼2분 거리에 들어선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치안 문제에 민감한 여성 1인 가구가 주택시장의 주요 수요층으로 떠올랐다”며 “혼자 사는 젊은 여성들이 원룸, 오피스텔보다 공공기관이 직접 관리하는 임대아파트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젊은 여성들을 ‘핵심 수요층’으로 보고 공공 임대주택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행복주택,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 등 입주민들에게 차별화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공공 임대주택 모델을 선보여 ‘임대주택은 싸고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인식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김승범 국토부 행복주택정책과 사무관은 “내년까지 행복주택 15만 채를 차질 없이 공급하고 단지 내 보안체계를 강화해 수준 높은 주거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