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谷城)이 영화 ‘곡성(哭聲)’ 개봉 이후 처음 개최한 축제가 군수와 주민들의 현명한 대응 덕분에 성공을 거뒀다.
곡성군은 20∼29일 10일간 진행된 6회 곡성세계장미축제장을 찾은 총 관람객이 23만3231명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5회 곡성세계장미축제 관람객 22만5419명보다 7812명(3.4%) 증가한 것이다.
올해 곡성세계장미축제는 지난해보다 여건이 좋지 않았지만 약진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장미축제는 부처님오신날 연휴가 낀 황금연휴에 개최됐고 날씨도 26도 정도로 선선해 관람 환경이 쾌적했다. 올해 장미축제는 추가 공휴일이 없는 데다 때 이른 더위와 비가 오는 날씨를 보여 관람 여건이 나빴다. 박광천 곡성군 홍보팀장은 “올해 축제 기간 평일 관람객은 1만3000여 명으로 지난해보다 5000여 명 증가했다”며 “축제 시작 전 1주일 동안의 사전 방문객도 1만 명이 늘어 인기를 실감케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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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군수는 지난달 영화 ‘곡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곡성(哭聲)과 다른 곡성(谷城)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기고를 했다. 유 군수는 “영화 ‘곡성’이 지역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뒤집어 남는 장사(지역 홍보 등)를 하자”고 제안했다.
곡성은 주민이 3만 명에 불과하지만 청정자연이 장점이다. 곡성 전체 면적 547km² 중 73%가 산이며 섬진강과 대황강(보성강)이 흐른다. 곡성은 1999년부터 관광객을 끌어들여 군민들 살림살이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기차마을 사업을 시작했다. 전라선 폐선 구간 17.9km에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를 달리게 했다. 또 2011년에는 기차마을에 장미 3만7000그루를 심은 장미공원을 만들어 축제를 열고 있다.
곡성의 대표적인 축제는 세계장미축제(봄)와 심청축제(가을)다. 6회 곡성세계장미축제는 영화 ‘곡성’이 개봉된 뒤 처음으로 치른 행사다. 주민들과 공무원들도 축제 성공을 위해 힘을 보탰다. 바쁜 농번기에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불편을 겪었지만 행사 진행, 주차 안내, 청소 등 손님맞이에 분주한 손길로 구슬땀을 흘렸다. 곡성세계장미축제가 성공하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잖은 효과를 끼쳤다. 곡성읍 한 식당업주는 “그동안 폐업을 고민했는데 많은 손님들이 몰려와 살맛이 난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