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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소비세 인상 2년6개월 연기

입력 | 2016-05-30 03:00:00

“경기회복위해” 중의원해산은 거부… 7월 참의원선거 부담… 증세 미뤄
野 “아베노믹스 실패, 불신임 추진”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당초 내년 4월로 예정된 소비세 8%를 10%로 올리는 시점을 2019년 10월로 2년 반 늦추기로 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내린 조치가 소비세 인상 연기 카드인 셈이다. 표면적으로는 경기 회복을 위해서라지만 속내는 당장 눈앞에 닥친 7월 참의원 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악재가 될 증세를 강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28일 밤 총리관저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자민당 간사장과 만나 이런 방침을 통보했다.

아베 총리는 “G7 정상회의에서 ‘세계 경제가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과 비슷한 위기 상황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며 “일본으로서도 정책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G7에서 참가국 정상들은 금융정책, 재정투입, 구조개혁이라는 ‘3개 화살’을 병행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로서는 재정투입 효과를 반감할 수 있는 증세를 연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을 막고 경기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 아소 부총리와 다니가키 간사장이 “증세를 연기하려면 1차 연기했던 2014년처럼 중의원을 해산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아베 총리는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아베 총리는 이번 주초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와 만나 연기 방침을 확정한 뒤 이를 공식 발표한다.

제1야당인 민진당은 “증세 재연기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라며 공산·사민·생활당과 공동으로 31일 내각불신임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2014년 11월 증세를 연기하면서 “재차 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까지도 “리먼 사태 정도의 충격이나 동일본 대지진급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재연기하지 않는다”는 태도였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