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산업-관광단지 조성 붐… 잠깨는 영종도
《 인천국제공항 주변 영종도 부동산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이곳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분양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주택 경기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각종 개발 호재와 함께 미분양이 줄고 주택 수요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천대교와 맞닿은 영종하늘도시는 약 2000만 m² 규모의 ‘분당급’ 신도시로 조성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달에는 2009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새 아파트가 선보이는 등 건설사들도 주택 공급을 본격화하고 있다. 》
인천 중구 영종도 ‘영종하늘도시’ 전경. 경기 고양시 일산의 1.2배 규모로 조성되는 신도시로 최근 이곳에서 7년 만에 새 아파트가 분양됐다. LH 제공
○ 주거·생산·관광기능 갖춘 복합도시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대 등 생산시설이 본격적으로 입주한 게 상주인구 증가를 이끌었다. 자유무역지대는 인천공항 주변을 국제 물류 허브로 성장시키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조성한 산업단지다. 현재 외국계 기업 8곳 등 26개 회사가 입주해 있다.
특히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반도체 회사 스태츠칩팩그룹이 지난해 9월 11만 m²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완공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제2공장을 완공해 3000여 명을 추가로 고용할 예정이다. 내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완공되면 공항 및 주변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직원은 2만 명 이상 늘어난다.
금융위기 이후 부침을 거듭하던 복합리조트 사업도 구체화되고 있다. 카지노 개발 전문회사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인천공항 국제업무지구에 33만 m² 넓이의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를 조성 중이다. 2017년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5성급 호텔, 컨벤션센터 등이 들어선다.
미국 회사 MTGA와 한국의 KCC가 합작해 설립한 리조트 개발회사 ‘인스파이어 IR(Inspire IR)’도 국제업무지구에서 2019년 완공을 목표로 복합 리조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약 106만 m² 땅에 1조8000억 원을 투자해 숙박시설과 테마파크 등 다양한 위락시설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 영종역 개통으로 서울역까지 46분
국토부에 따르면 2013년 말 1171채였던 중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말 797채로 줄었다. ‘영종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3m² 아파트의 매매가는 올해 연초 대비 5월 말 현재 4000만 원 이상 오르고 있다.
교통망 확충으로 영종도의 서울 접근성이 좋아진 게 주택수요를 불러 모은 1등 공신이다. 올해 3월 영종하늘도시에 인접한 운북동에서는 공항철도 영종역이 개통됐다. 이후 영종도에서 서울역까지 가는 시간이 46분으로 줄었다. 인천국제공항역에서 고속철도(KTX)를 이용하면 광주와 부산까지도 각각 2시간 30분, 3시간이면 닿는다. 최근에는 인천시에서 청라국제도시와 영종하늘도시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교통 여건도 더욱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들은 이곳에서 민간분양 아파트뿐 아니라 행복주택, 기업형임대주택(뉴스테이), 국민임대, 점포겸용 단독주택 등 다양한 주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분양된 단독주택용지가 최고 2365 대 1의 경쟁률로 ‘완판’될 정도로 인기도 높다.
이달 말 LH는 영종하늘도시 2개 블록에서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총 177개 필지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 신도시에서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를 지을 수 있는 마지막 땅이다. 일반상업용지와 중심상업용지, 근린생활시설용지에서도 총 60개 필지가 경쟁 입찰 방식으로 공급된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지의 분양가는 약 400만 원(이하 3.3m² 기준), 근린생활시설용지는 480만∼570만 원, 상업용지는 800만∼1000만 원이다.
아파트 공급도 이어진다. 이달 분양된 ‘스카이시티 자이’가 평균 2.2 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대림산업이 ‘e-편한세상 영종도’를 선보인다. 내년까지 6290채의 새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박소현 LH 영종사업단 차장은 “영종하늘도시는 내년까지 수도권에서 공급될 마지막 신도시”라며 “주거뿐 아니라 산업·업무·관광 기능을 두루 갖춘 복합도시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종도=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