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정부, 새 서비스 잇달아
#2. 작은 식당을 창업하는 게 꿈인 이모 씨(38)는 요즘 서울시의 ‘우리 마을 가게 상권 분석 서비스’(golmok.seoul.go.kr)를 자주 찾는다. 업종 중 ‘한식음식점’을 선택하고 지역을 고르면 해당 지역의 상권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무료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씨가 집에서 가까운 ‘노원구’ 중 ‘동일로 242길 골목상권’을 고르자 ‘점포 수 42개, 점포당 평균 매출액 7665만8000원’이 표시됐다. 카드사들의 결제 데이터를 통해 계산한 추정치다. 이 씨는 “자료를 보면 나중에 어떤 지역에서 식당을 열면 좋을지 대략 감은 잡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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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에 참고할 수 있는 빅데이터 지표도 곧 나올 조짐이다. BC카드는 자체 보유하고 있는 매출 데이터에 코스콤의 국내 자본시장 데이터를 결합하면 해당 업종의 매출을 추정해 주가 흐름을 전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정보를 활용한 빅데이터 서비스도 본격화된다. 올해 1월 출범한 한국신용정보원은 25일 보험사 등 금융권에 적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 업무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내년 상반기(1∼6월) 중에 클릭 한 번으로 자신이 가입한 모든 보험의 세부 보장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 ‘보험다보여’가 선보인다. 그동안 보장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가입자들이 각 보험사에 일일이 문의해야 했던 불편함이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가입자들은 보험다보여를 통해 본인의 가입 상품뿐 아니라 비슷한 연령대가 가입한 상품의 보장 수준도 비교할 수 있게 된다.
보험 가입 정보를 토대로 보험 사기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보험사기다잡아’도 내년부터 가동된다. 모든 보험사의 상품 가입 내역을 통합 조회해 중복 가입 등 이상 징후가 관찰되면 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보험사들이 각자 보유한 정보만 분석할 수 있어 보험 사기 예방에 한계가 있었다. 또 7월부터는 대출 및 연체 종류별 추이, 소액 연체자 특성 등과 관련한 빅데이터가 분석돼 핀테크 기업이나 금융회사들에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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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업계와 학계, 법조계 등 민간 전문가들과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빅데이터는 정보통신기술 시대의 ‘원유(原油)’라고 불린다”며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면 우리 금융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창 ramblas@donga.com·정임수·김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