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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계속 방어할 것” 외교공약 톤 낮춘 트럼프

입력 | 2016-05-23 03:00:00

‘주한미군 철수’ 발언서 후퇴… “방위비 분담금은 더 내길 기대”
“김정은 만나더라도 北엔 안 가”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사진)는 20일(현지 시간)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한 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해 “내가 말하려는 것은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한국을, 일본을 계속 방어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과거에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밖에 없다”거나 “주한미군 방위비를 왜 한국이 100% 부담하면 안 되느냐”고 했던 발언과는 상당히 다른 뉘앙스다.

트럼프는 “우리는 남북한 경계에 2만8000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비용이 든다”며 “나는 한국과 일본이 (미군 주둔에 필요한) 돈을 더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낸 방위비 분담금 9320억 원보다 더 내야 한다는 말이다. 이어 “미국은 채무국이다. 한국과 일본은 주둔 비용을 아주 조금만(tiny fraction) 지급하고 있다”며 “한국, 일본은 돈이 많다.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들여오고 있고, 한국은 매번 우리에게 TV를 팔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의 아시아 정책을 조율하는 한 측근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한반도 관련 강성 발언은 국내 정치용인 만큼 한국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을 감안하면 7월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외교 공약의 추가 수정 가능성도 예상된다.

트럼프는 18일 ‘외교의 현인(賢人)’으로 통하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93)을 면담한 데 이어 23일에는 상원 외교위원장인 공화당 밥 코커 상원의원과 회동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겠다”(17일 로이터통신 인터뷰)는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데 대해 이날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만나더라도 북한에는 절대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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