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7일 베트남-일본 순방 베트남에 ‘무기금수 전면해제’… 미군 41년만에 재주둔 추진 히로시마선 ‘핵없는 세상’ 연설… AFP “고통스러운 과거 매듭”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 정부가 원하는 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는 물론이고 중국과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 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등을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감안해 무기 금수 조치의 전면 해제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1995년 수교 후 살상 능력이 없는 무기에 한해 수출 금지를 해제했다. 또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 피해자 지원책과 함께 80만 t의 불발탄 제거를 위한 협력 방안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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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베트남은 미군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조기 비준도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TPP 가입 12개국 중 한 곳인 베트남은 빠르면 7월 국회에 TPP 비준 동의안을 제출한다. 베트남은 오바마 대통령 방문에 앞서 대표적 반(反)체제 인사인 응우옌반리 신부(70)를 석방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말 양국 교역액은 450억 달러(약 53조6000억 원)로 10년 새 7배가량 늘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베트남에 1위 수출시장이고 베트남은 미국에 동남아의 핵심 시장이자 군사적 거점인 만큼 파격적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을 마친 뒤 26, 27일 일본 미에(三重) 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거쳐 27일 오후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찾아 핵 없는 세상에 대한 비전을 밝힌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핵무기를 둘러싼 가장 큰 과제는 북한 핵 개발 계획의 위협”이라며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할 뿐 아니라 무모하고 도발적인 형태로 핵무기를 운반하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은 핵 기술을 확산시킨 과거가 있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