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넓고 쾌적한 ‘관광명소’ 면세점
신세계는 이날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성영목 신세계DF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면세점이 쇼핑에만 초점을 맞춰 왔다면 명동점은 문화 체험이 가능한 관광명소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찾아간 명동점 매장은 기존 면세점들과 비교할 때 쇼핑 공간이 넓고 문화 체험 공간이 많은 특징을 지녔다. 명동점 영업면적은 서울 중구 소공로 신세계백화점 8∼12층에 총 1만5138m²다. 여기에 구치, 생로랑 등 600여 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당장 경쟁해야 하는 롯데면세점 소공점(1만3355m²)보다 13% 정도 넓다.
이 같은 ‘문화 면세점’ 개념은 정 총괄사장이 결정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각종 문화 시설을 면세점 안에 들이는 것은 현장 임직원 입장에서는 매출 감소를 우려해 쉽게 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면세점 구성과 관련해 정 총괄사장이 전반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업계 1위와 경쟁 시작
신세계가 시내면세점을 시작한 서울 중구 명동 지역은 중국인 관광객이 반드시 들르는 ‘쇼핑 1번가’다. 여기엔 1980년 오픈 이후 줄곧 국내 면세점 1위를 지키는 롯데백화점 소공점이 버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오랜 명동지역 경쟁 관계가 면세점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출범 첫 1년 매출 목표를 1조5000억 원으로 잡았다. 500m 떨어진 롯데면세점 소공점(지난해 매출 약 2조2000억 원)으로 향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지 않는다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김승훈 신세계DF 마케팅이사는 “놀이동산처럼 즐길 수 있는 면세점을 만든 것도 명동점과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차별화를 위한 것”이라며 “고객을 위한 서비스도 더욱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면세점 측은 신세계면세점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중국인이 포털 바이두에서 검색한 한국 관련 검색어 2위에 오를 정도로 중국 내 인지도가 높다”며 “신세계면세점은 롯데 소공점이 아닌 다른 면세점 관광객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