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인수한 기업들의 1분기(1~3월) 실적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경영 안정화와 시황 개선이 맞물리면서 눈에 띄게 수익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 든든한 버팀목
롯데케미칼은 이 기간 ‘LC타이탄(롯데케미칼 타이탄) 부문’ 영업이익(898억 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130억 원)에 비해 590.6%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말레이시아 석유화학회사 ‘타이탄’을 인수해 LC타이탄을 출범시켰다. LC타이탄은 2011~2014년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당기순손익(1861억 원)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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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에서는 2007년 인수한 미국 소형 건설장비 회사 ‘밥캣(현 두산밥캣)’이 실적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 1분기에 두산인프라코어 전체 매출(1조4336억 원)에서 두산밥캣(9700억 원)은 67%를 차지했다. 두산밥캣은 1분기에 영업이익 857억 원을 냈다.
● 경영 안정화, 대외 여건도 개선
해외에서 인수한 기업들이 빛을 보는 것은 시황이 개선된 데다 국내기업의 노하우를 토대로 경영이 안정적인 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나프타분해시설(NCC)은 2005년 6월부터 현재까지 세계 최장기 무사고 연속운전을 하고 있다”며 “이런 노하우가 LC타이탄(공장)의 안정적인 운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내년 하반기(7~12월)까지 3000억 원을 투자해 LC타이탄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LC타이탄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제품을 생산해 현지에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 수출할 때에 비해 관세와 물류비용이 절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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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독자적인 투자 전략에만 의존해오고 (해외기업) M&A나 전략적 제휴엔 소극적이었다”며 “독자적인 투자만으로는 더 성장하기 어려운 만큼 M&A에 대한 정보와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