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동아 글로벌 바이오헬스 포럼]코스메디컬 시장 年 15% 급성장… 줄기세포 이용하는 제품도 등장
화장품에 바이오, 제약 기술을 도입한 ‘코스메디컬’ 세계 시장은 2013년에 이미 7조 원 규모를 넘어서 매년 15%씩 급성장하고 있다. ‘2016 동아 글로벌 바이오헬스 포럼’은 이런 코스메디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였다.
포럼의 마지막 주제발표자로 나선 강병영 아모레퍼시픽 아시안뷰티연구소장은 19세기에 미국 영국에서 비누에 부과했던 사치세(稅) 이야기로 발표를 시작했다. 강 소장에 따르면 크림전쟁, 미국 남북전쟁 과정에서 비누가 부상자의 감염을 막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누에 붙던 사치세가 없어졌다. 그 결과 사망자가 줄었을 뿐 아니라 새 기회가 생겼다. 미국의 P&G, 영국의 유니레버 등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는 비누 생산을 통해 성장했다.
강 소장은 “코스메디컬의 활용에는 한계가 없다”고 했다. 여드름, 아토피, 건선 등 피부 문제를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제품들이 이미 시장에 나와 있으며 줄기세포를 활용해 약품에 더욱 가까운 화장품들도 등장하고 있다. 보톡스, 필러 등 시술용 의약품이나 소형 미용기기도 코스메디컬에 포함된다. 2007년 미국에서는 보톡스, 필러를 활용한 미용 시술이 1000만여 건으로 병원 수술 건수의 6배를 넘어섰다. 강 소장은 “수명 증가로 삶의 질에서 아름다움이 갖는 의미가 더 중요해졌다”면서 “진동과 초음파 등을 이용한 소형 미용기기 개발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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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스메디컬의 활성화를 위해 해결돼야 할 문제도 많다. 현행법상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어서 용기 겉면에 질병의 이름을 쓸 수 없다. 강 소장은 “여드름을 의미하는 ‘애크니(acne)’라는 표현을 화장품에 못 쓴다. 치료제로 오인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드름 개선에 효능이 있어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없다. 규제 완화가 꼭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