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호 어문기자
목 뒤로 말을 태우듯이 한다고 해 생겨난 말이 ‘목말을 태우다’다. 이를 ‘목마를 태우다’라고 하는 이가 있지만 목마(木馬)는 그야말로 ‘나무를 말 모양으로 깎아 만든 물건’이다. 아이를 어깨에 올려놓는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비슷한 말이 ‘무동(舞童)을 태우다’ ‘무동을 서다’다. 이 표현은 옛날에 사당패나 걸립패 놀이에서 여장을 한 사내아이가 어른의 어깨 위에 올라가 춤을 추는 데서 나왔다. 그 사내아이가 ‘무동(舞童)’이다. 말 그대로 ‘춤추는 아이’다. ‘아이를 등 위쪽에 올려놓은’ 모습을 떠올린 때문인지 종종 ‘무등 태우다’라고 하지만 ‘무동 태우다’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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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다’는 ‘설레+다’ 구조다. ‘설레’는 ‘가만히 있지 않고 자꾸 움직이는 행동이나 현상’을, ‘설레설레’는 ‘큰 동작으로 몸의 한 부분을 가볍게 가로흔드는 모양’을 말한다. ‘설레발친다’고 할 때의 설레발도 설레에서 나온 말로 ‘몹시 서두르며 부산하게 구는 행동’을 뜻한다.
말맛에 이끌려서일까. 사람들은 피동접사 ‘이’를 쓸데없이 넣어 ‘설레이고, 설레여서, 설레임’이라고 하지만 ‘설레고, 설레어서, 설렘’이 옳다. 설레는 것은 바로 내가 설레는 것 아닌가. ‘되뇌이다’ 역시 ‘되뇌다’로 써야 한다.
3년 전쯤 방영됐던 ‘황금어장 무릎팍도사’를 아시는지. 이 프로 역시 맞춤법을 무시한 제목으로 구설에 올랐다. 무릎을 속되게 이르는 말은 ‘무르팍’인데 이 프로그램 때문인지 많은 이가 ‘무릎팍’을 표준어로 잘못 알고 있다. 출연자들에게 기를 ‘팍팍’ 넣어준다는 작위적 의미로 쓰고 싶었다면 ‘무릎 팍’으로 띄어 써야 했다.
손진호 어문기자 songba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