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홍혜란, 오페라 ‘사랑의 묘약’ 4일부터 공연
소프라노 홍혜란이 3일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 마지막 드레스 리허설에서 아리아를 열창하고 있다. 그는 “내 목소리가 크고 폭발적이진 않지만 작고 아름답게 꾸밀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콩쿠르 뒤 바로 한국에 왔다면 많은 관심 때문에 자만심도 들고 나 자신을 조절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인터뷰나 오페라 출연 제의도 많이 왔어요. 하지만 안 하겠다고 했어요. 나 자신을 잘 알기 때문이었어요.”
5년간 그는 단역과 주역의 커버(출연 예정자가 못 나올 경우 대신 출연하는 사람)를 주로 맡았다. 꿈의 무대였지만 주역으로 설 기회는 드물었다. 아시아인 최초의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란 타이틀도 별 주목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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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콩쿠르 뒤 5년 만에 고국에서 오페라 데뷔 무대를 갖는다. 4∼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주역인 ‘아디나’로 국내 팬과 만난다. 이탈리아 오페라이지만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무대는 1900년대 초 한국의 시골 마을이다. 그는 퓨전 한복을 입고 선글라스까지 쓰며 도도한 신여성을 연기한다. 이 역할이 아니었다면 그의 국내 데뷔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국내에서 데뷔한다면 아디나 역으로 관객과 만나고 싶었어요. 독일에서 출연 제의도 있었지만 서울시오페라단에서 출연 제의가 왔을 때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하겠다고 했어요. 제가 가진 장점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거든요.”
메트를 떠나 독일로 활동 무대를 옮긴 그는 올해 2월부터 1년간 한국예술종합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한다. 그의 목표는 성공도, 명성도 아니다. 그다운 목표가 있다.
“사람들이 오페라 가수는 경직되고, 뚱뚱하다는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잖아요. 전 그런 이미지를 깨고 많은 사람이 오페라에 거부감을 가지지 않도록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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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