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강주헌 옮김/232쪽·1만3000원·김영사
저자는 국부(國富)의 원인을 크게 지리적 요인과 제도적 요인으로 나눠서 설명한다.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는 위도에 따른 부의 차이(온대지역이 열대지역보다 잘사는 현상)를 생태학적 관점에서 규명한다. 즉 빙하기와 간빙기 때 빙하의 침식으로 토양이 비옥해진 온대지역은 농업 생산성이 열대지역보다 높다는 것. 열대지역의 높은 기온은 병원균과 곰팡이의 번식력을 왕성하게 해 곡물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실제로 남부보다 북부가 더 잘사는 미국이나 이탈리아의 사례처럼 한 국가 안에서도 위도가 낮은 곳(적도에 가까운 곳)의 생산성이 더 낮은 걸로 나타난다.
이와 관련해 열대지역의 열악한 공중보건도 생산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평균수명이 41세에 불과한 아프리카 잠비아처럼 한창 일해야 할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는 경제성장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정부 붕괴와 가장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 예측변수가 ‘유아 사망률’이라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분석결과도 흥미롭다. 이에 따라 저자는 후진국에 생산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것 이상으로 공중보건 강화를 돕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