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일·경제부
이번 골프회동은 대한상의 등 경제 6단체가 27일 기재부에 요청해 성사됐다. 내수 진작과 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민관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한다. 급하게 진행되다 보니 구체적인 골프 시간과 참석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언론에 공개됐다. 골프를 못 치는 장관이 대상자에 포함돼 해당자가 난감해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경제사령탑인 유 부총리가 누구랑 처음 골프를 치느냐는 그 자체로 큰 상징성을 갖는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조선 해운 등 주력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수만 명의 대량 실업 사태가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그룹은 28일 상반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조선 관련 계열사 임원의 25%가량을 줄였다. 그런 점에서 첫 골프회동의 상대가 굳이 경제단체장들이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늑장을 부리다가 나중에 큰 비용을 지불하는 일을 두고 하는 얘기다. 정부가 이번 골프회동에서 보인 민첩성을 다른 정책에서도 보고 싶다.
세종=손영일 경제부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