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뒤집기’ 희망 사라졌지만… 사회주의 성향 공약 부각 기대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버몬트·사진)은 26일 5개 지역 동시 경선에서 1승 4패로 패배한 후 이렇게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을 상대로 ‘막판 뒤집기’가 사실상 물 건너갔지만 중도 포기는 없다고 선언했다.
샌더스의 목표는 ‘대선 후보가 못 되더라도 공약은 남기겠다’는 것이다. 마지막까지 경쟁자로 뛰면서 클린턴의 대선 공약을 좀 더 왼쪽으로 잡아당기겠다는 전략이다. 27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샌더스 지지자들은 △연방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 △월가 개혁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천연가스 시추 기술 금지 △공립대학 등록금 면제 등 사회주의 색깔이 짙은 샌더스의 공약들이 경선이 끝난 뒤에도 민주당의 어젠다로 남아 있기를 원한다. 샌더스가 완주하려는 이유도 7월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핵심 공약을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1992년 대선 무렵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벌어졌던 ‘문화전쟁 발언 사태’ 같은 악재가 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경선 후보였던 극우파 패트릭 뷰캐넌은 “진보주의자들에 대한 문화전쟁을 벌여야 한다”고 발언했고 이 때문에 후보 지명자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