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생태계는 세계 어느 국가보다 강하고 역동적이다. 중국에서는 매년 300만 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나오고, 이들 회사에 수십 억 달러의 자금이 흘러들어온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 스타트업 약 200곳이 나스닥 등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20대 인터넷 기업의 40% 가량이 중국 기업들이다. 이들은 새로운 사업 모델과 차세대 기술들을 선보이며 중국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였던 중국이 어떻게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벤처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정책,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 글로벌 자금의 유입과 지원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중국인들의 활달한 ‘기업가 정신’과 스타트업에 몰려들고 있는 뛰어난 인재들이 있다는 점이다.
최근 투자 검토를 위해 중국 광저우에 있는 한 드론 회사를 방문했다. 201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올해 초 세계 최초로 사람이 탈 수 있는 드론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이 회사 창업자는 16세에 중국 명문 칭화대에 입학해 컴퓨터공학 학위를 받은 천재 공학도인 후화쯔이다. 그는 이 분야 최고의 엔지니어들과 베테랑 경영진을 끌어 모았다. 이 회사의 재무총괄이사(CFO)는 중국회사 2곳을 미국에 상장시킨 아시아 최고 CFO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인물이다. 전략총괄이사(COO)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사장과 중국 총괄대표를 지낸 사람이다. 회사 내 주요 책임자의 대부분이 구글 같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을 다니다가 고액의 연봉을 포기하고 이곳으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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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의 젊은 인재들은 안정적인 정부기관이나 대기업보다 창업을 통한 성공을 꿈꾸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인재들이 기꺼이 새로운 스타트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토대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창업을 통해 성공을 거둔 젊은이들은 또 다른 창업이나 창업에 대한 투자를 하며 막대한 부와 명예를 얻고 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재산이 10억 달러 이상인 부자 중 한국인은 70% 이상이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은 반면 중국은 98%가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에는 자수성가를 꿈꾸는 열정적인 인재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을 지원하는 투자금도 막대하다. 중국의 스타트업들이 강하고 역동적인 이유다.
홍원호 KTB네트워크 상하이법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