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봄철 예능프로 개편
최근 지상파가 선보인 음악 예능 MBC ‘듀엣가요제’와 SBS ‘판타스틱 듀오’, ‘보컬전쟁: 신의 목소리’(위부터). 포맷이 매우 닮아 베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BC·SBS 제공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모으기 위해 각 방송사는 개편을 통해 새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일조해 온 전통 예능을 줄줄이 폐지하고 음악, 여행 예능 등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 ‘장수 예능 프로의 결말은 새드앤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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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예능 프로 폐지의 이유는 ‘달라진 방송환경’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스타의 소식이나 NG 장면 등의 뒷이야기는 TV보다 더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또 ‘시청률’ ‘광고 수익’ 등이 떨어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폐지된 프로들은 한때 평균 시청률 10%대를 유지한 ‘밥값 하던’ 프로들. 하지만 폐지를 앞둔 시점에는 시청률이 3∼4%대에 불과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채널 다변화로 전체 광고판매율, 평균 시청률 등이 떨어지며 위기감이 커지자 동력을 잃었다고 판단되는 비인기 장수 프로의 폐지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 식상한 음악, 여행 예능… 시청자의 피로감만 높여
폐지된 예능의 빈자리는 최근 인기 높은 소재인 음악, 여행 등이 메우고 있다. 하지만 ‘베끼기’와 같은 유사 예능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자 시청자의 반응은 냉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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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탈출…’의 후속으로는 스타의 여행을 다룬 ‘수상한 휴가’가 편성돼 다음 달 2일 방송을 앞두고 있다. 여행 예능도 그동안 tvN의 ‘꽃보다 ○○’ 시리즈의 반복된 자기 복제로 이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쿡방’처럼 잘되는 프로가 나오면 방송사마다 비슷한 프로를 쏟아내 금방 식상해지기 십상”이라며 “예능의 생명력을 높이기 위해 참신한 아이템을 개발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