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폴 베르메스 파리상의 의장 인터뷰 한국 미르재단과 손잡고…‘페랑디-미르 요리학교’ 2016년 말 개설 해외진출은 개교 97년만에 처음 정규 9개월-단기 3개월 과정 한식과 프랑스 요리 절반씩 배우는 커리큘럼
졸업식을 마친 에콜 페랑디 학생들이 요리 때 사용하는 모자를 던지며 환호하고 있다. 에콜 페랑디 제공
에콜 페랑디를 운영하는 프랑스 파리상공회의소 장폴 베르메스 의장을 22일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직접 만나 첫 해외 진출국으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를 들어 봤다. 그는 “한국에 만드는 요리학교를 통해 앞으로 한국과 프랑스가 ‘요리 동맹’의 관계로까지 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국 독자들에게 에콜 페랑디를 소개해 달라.
“에콜 페랑디는 1920년 파리 상공회의소가 만든 프랑스 요리학교다. 요리 분야에서 유럽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학교 중 하나로 자부한다. 에콜 페랑디에는 지금도 1500여 명의 학생과 83명의 교수가 있다. 전 세계 30개국에서 온 해외 학생의 수도 300명이 넘는다.”
한 에콜 페랑디 학생이 실습 중 자신이 만든 요리를 응시하고 있다. 에콜 페랑디 제공
올해 말 설립하는 에콜 페랑디 한국 학교의 이름은 ‘페랑디-미르 요리학교’다. 내년부터 정규 과정(9개월)과 단기 과정(3개월)으로 나눠 입학생을 받는다. 학생들에게 프랑스 요리 교육(50%)과 한식 교육(50%)을 절반씩 받도록 했다.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프랑스 유수의 레스토랑에서 인턴십 과정을 밟을 수 있다. 내년부터 에콜 페랑디 교수 2명이 직접 한국으로 건너와 프랑스 요리를 가르친다.
―기업을 돕는 상공회의소가 요리 학교를 만들고, 세계 유수의 학교로까지 성장시킨 점이 특이하다.
장폴 베르메스 프랑스 파리 상공회의소 의장(오른쪽)과 김형수 재단법인 미르 이사장이 한국에 에콜 페랑디 요리학교를 설립하는 내용의 합의각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재단법인 미르 제공
이번에 에콜 페랑디와 페랑디-미르 요리학교를 공동 출범시키는 재단법인 미르 역시 지난해 국내 16개 기업이 한국 문화 확산을 위해 486억 원을 공동 출연해 만들어졌다. 김형수 재단법인미르 이사장은 “파리 상공회의소는 산하에 여러 교육기관을 만들어 전문 직업인을 육성하고 있다”며 “기업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어떻게 교육하는가를 잘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에콜 페랑디는 한국 내 요리학교 개설을 계기로 프랑스에서도 한식을 정식 교육과정에 포함시켰다.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수료해야 하는 교육 가운데 하나로 한식 조리를 포함시킨 것이다.
앞으로 에콜 페랑디는 페랑디-미르 요리학교를 어떻게 성장시킬까. 베르메스 의장은 프랑스 최고 수준의 요리 교육을 한국에서 실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프랑스는 각 분야에서 최고의 기능 장인을 선정합니다. 여기에 선정되면 청색과 백색, 적색 등 프랑스 국기 색상의 훈장을 옷에 달 수 있습니다. 한국 학생들이 요리 부문에서 이 훈장을 받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