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전시회 여는 김우영 사진작가 광고 사진가로 잘나가다 홀연 미국행…도시 모습을 오묘한 색감으로 담아내
19일 만난 김우영 사진작가는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실은 공허한 우리 사는 이야기를 사진에 담고 싶다”고 말했다. 박여숙화랑 제공
나 스스로를 어떻게 만날 것인가.
사진작가 김우영 씨(56)가 찍은 사진들을 보고서, 이후 김 씨를 만나고서 이 질문이 계속 머리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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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Along the Boulevard’라는 이름의 전시를 여는 그를 19일 만났다. 그는 그동안 데스 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라고 불리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동부 지역과 디트로이트 등을 거점으로 도시의 풍경을 찍어왔다고 했다. 그가 찍은 사진들은 분홍과 초록의 대비 등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같기도 하고 몬드리안의 추상화와도 닮았다. “이게 정말 사진이라고요?” “이게 정말 건물이라고요?” 몇 번을 그에게 되물었는지 모른다.
김우영 작가가 2014년에 찍은 ‘에덴 가든’이라는 제목의 작품. 김 작가는 “미국 데쓰 밸리 초입에 있는 중국레스토랑을 새벽에 찍었다”고 말했다. 박여숙화랑 제공
그는 홍익대 도시계획과를 졸업(1984년)하고 뒤늦게 미국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사진학과 대학원(1994년)을 나왔다. 떠들썩한 광고업계가 싫어 떠났던 그이기에 유학생활 중 비에 축축하게 젖은 뉴욕 브루클린의 풍경이 그렇게 좋았다고 한다. 나중에는 미국 디트로이트 공업지대와 캐나다 몬트리올 일대를 찍으면서 도심 재개발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됐다. 다음번 전시는 도시의 건물을 그의 작품으로 래핑(wrapping·싸는 것)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사람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그의 사진들을 보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나는 누구인가, 지금 어디이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의 사진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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