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 MCM하우스 가보니…
재개장한 MCM하우스의 큰 특징은 1층과 2층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것. 여성복과 남성복 간의 경계를 허물어뜨리며 유니섹스 라인을 추구하는 MCM의 철학을반영한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그뿐만 아니라 2층 남성복 매장과 1층 여성복 매장이 상징적으로 연결돼 여성과 남성 간의 간극을 무너뜨리며 유니섹스 라인을 추구하고 있는 MCM의 디자인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 2층에는 남성복뿐 아니라 독일의 세계적인 설치 예술가인 토비아스 레베르거와 협업한 제품들도 눈에 띈다. 착시 효과를 강조한 레베르거의 제품들을 보면 처음에는 MCM의 브랜드 이니셜이 보이지 않지만 어느새 가장 큰 형태로 제품 속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레베르거는 MCM과의 협업에 대해 “MCM은 반복되는 로고만으로도 브랜드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만들어냈다”며 “나는 여기에 착안해 줄무늬 패턴을 사용해 로고를 반복하지 않고 백 전체에 하나만 새겨 넣는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라고 밝혔다.
매장 3층에 전시돼 있는 백팩에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이 박혀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광고 로드중
MCM이 여는 아시아 패션 르네상스 시대
1층 계산대 옆에는 1970년대 디스코 열풍을 재해석한 의류를입은 마네킹이 서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MCM은 독일 뮌헨에서 1976년 설립됐다. MCM이란 브랜드명도 모던 크리에이션 뮌헨(Mdern Creation M¨unchen)이란 영문 이니셜에서 따왔다. 당시 뮌헨은 유럽의 내로라하는 예술가, 건축가, 패션피플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드는 도시로 한껏 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MCM의 제품은 당시 유명 모델이었던 신디 크로퍼드 등이 사용하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그 후 판매 부진 등으로 위기에 몰려 결국 2005년 한국의 성주그룹에 인수됐다. 성주그룹의 인수는 MCM이란 브랜드가 다시 태어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성주그룹은 MCM만의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하며 패션계의 혁신을 일으켰다. MCM의 대표 상품인 백팩에 화려한 스타일을 강조하는 징을 박은 것도, MCM의 스테디셀러가 된 밀라 백을 만든 것도 전부 성주그룹이 인수한 뒤부터다. MCM은 이런 작업을 ‘참여형(INCLUSIVE) 럭셔리’라 설명한다. 기존 럭셔리 브랜드에서 나타나는 디자이너만이 이해하는 폐쇄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문화를 해석하고 그것을 제품에 녹여내는 디자인이 바로 MCM의 지향점이다. 힙합, 록, 디스코 같은 음악적인 요소까지 제품 속에 녹였고 MCM의 과거 유산을 현대적으로 해석했을 뿐 아니라 기존 제품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완전히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시켰다. 결국 MCM의 이런 전략은 인종과 국적 성별과 나이를 넘어 전 세계의 다양한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 MCM은 독일 뮌헨에서 태어났지만 대한민국이 키워낸 글로벌 명품 브랜드인 셈이다.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더욱 박차를 가했다. MCM은 성주그룹이 인수한 후부터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영국 런던의 해러즈 백화점 등에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높여 갔다. 현재 MCM은 35개 국가에 300여 개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광고 로드중
유명 알앤비 가수인 리애나가 들고 있는 MCM의락스타배니티케이스. MCM 제공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