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정조국(맨 왼쪽).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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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앞에서 32번째 생일 축포
7경기 5골…득점 레이스 가세
“무더운 날씨와 정신력의 싸움이 될 것 같다.”
광주FC 남기일 감독이 24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7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꼽은 키포인트였다.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 섭씨 25도에 달한 초여름 날씨는 큰 변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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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에서 유난히 고전하던 팀도 웃었지만, 이날 시즌 5호 골을 작렬한 정조국에게는 훨씬 의미가 컸다. 짧은 침묵을 깨고 득점경쟁에 다시 가세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의 32번째 생일(23일) 다음날이었다. 부인(배우 김성은)과 아들(태하)이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모처럼 경기장을 찾은 터라, 자랑스러운 ‘남편’과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쁨은 더 컸다.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2003년 프로 데뷔 때부터 함께한 FC서울을 떠나 새 축구인생을 시작한 광주에서 정조국은 시즌 초반부터 폭풍 질주했다. 3월 12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멀티 골을 기록한 뒤 3월 19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1골을 추가했다. 이어 이달 3일 수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 1골을 보탰다. 그러나 이어진 3경기 연속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조급함은 없었으나,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팀도 하향곡선을 그려 아쉬움은 분명 남았다. 다행히 수원전이 반전의 계기가 됐다. 이날 광주가 시도한 8개의 슛 가운데 절반(4회)을 책임지면서 나온 1개의 유효 슛이 골망을 갈랐다. 남 감독 역시 “팀도, (정)조국이도 살아났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정조국은 만족하지 않는다. 아직 팀이 정상궤도에 올라서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반복되는 작은 실수로 인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는 광주에 대해 큰 부채의식, 책임감을 갖고 있다. “광주 유니폼을 입고 7경기를 치르면서 시즌 개막 전 가진 ‘잘할 수 있을까’, ‘잘해야 할 텐데’,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깨고 확고한 믿음이 생겼다”며 “그간 뛴 시간보다 앞으로 뛸 날이 훨씬 적다. 하루하루가 아주 소중하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